전주 방 애인 선생님

조회 수 17488 추천 수 0 2011.01.11 11:59:53

전라북도 완주군 비봉면 원소농마을 뒷산 중턱을 한참이나 올라가다보면 전주 서문 교회 묘원이 있습니다.

그곳에 육신을 묻고 하나님 품에서 안식하고 있는 이름 없는 성자 방 애인 선생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24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방 애인 선생은 많은 업적을 남긴 분도 아니고, 유명하신 목회자도 아니었습니다.

여자의 몸으로 결혼도 포기하고 오직 고아들과 정신병자, 문둥병자를 위해 생을 마치신 그분의 짧은 일생이 예수님께서 살다 가신 행적과 너무 닮아 여러분께 그 분을 소개합니다.

 

그은 1909년 9월 황해도 황주읍에서 방 중일 씨의 장녀로 출생하였고 황주의 양성학교를 거쳐 평양의 숭의 여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그러나 숭의 여학교가 어렵게 되어 다시 개성에 있는 호수돈 여자고등학교로 전학하여 1926년 3월에 수석으로 졸업했습니다.

졸업하던 그해 4월, 전주 기전여학교의 선생님으로 발령을 받은 것이 전주와의 첫 인연이었습니다.

 

전주 기전여고에서 3년을 근무하고 고향땅 황해도 황주에 있는 그의 모교 양성학교에서 다시 2년을 근무하였습니다.

 

그 뒤 1931년 9월, 다시 전주 기전 여학교에 부임하면서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세상을 떠날 때까지 꼭 2년 동안의 그의 행적은 그야말로 성자의 모습이었습니다.

 

단 한 벌의 옷으로 살았고 초라한 딸의 모습을 보다 못한 그의 어머니가 할머님이 입으시던 저고리 한 개와 바지에 솜을 넣어 옷을 만들어 보냈는데 그 것 마저 어려운 이웃에게 주었다고 합니다.

 

본래 그의 아버지 방 중일은 황주에서 세례를 받은 교인 이였는데 타락하여 가산을 탕진하고 첩을 얻어 생활하였습니다.

타락한 아버지를 위해 애통하며 끊임없이 기도하였고, 그가 쓴 일기에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를 위해 40일 동안 금식기도를 하였는데 나는 주를 위하여 무엇을 하며 또 아버지를 위해 무엇을 하느뇨. 나는 이제부터 아버지가 회개할 때 까지 매일 아침을 먹지 않고 기도하리라.”

그 뒤 그는 죽을 때 까지 아침을 먹지 않았고 단 한 번도 기도를 뺀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길거리에서 놀림을 받고 방황하던 정신병자 할머니를 모시기도 하였고

문둥병자들의 썩어가는 살을 어루만지며 뜨거운 눈물로 기도하였다고 합니다.

 

학교에서도 어찌나 학생들에게 정성스럽게 하는지 선생이라기보다 학생의 어머니라는 애칭이 더 잘 통했다고 합니다.

 

전주 고아원을 처음 설립할 때 무일푼 인 선생과 친구들(전주 기독여자 청년회)의 이야기가 감동을 줍니다.

1927년 12월 23일, 성탄절을 앞두고 고아원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그들이 전주 서문밖 교회의 도움을 얻어 성탄 축하예배의 헌금과 많은 분들의 기도가 고아원의 태동이 되었습니다.

전주 네 곳의 교회로 확장된 청년들의 모임이 1주일간의 기도회를 열었고 각 교회 목사님과 장로들이 모두 기쁘게 동참하여 주었습니다.

그의 일기에 “너무도 기뻐서 밤 10시까지 기도하였다.”는 글이 많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용기를 얻은 그들은 세 사람씩 패를 지어 8천호 전주 시내를 가가호호 방문하고 10전, 20전, 1원, 2원의 돈 모으기에 분주하였습니다.

학교가 끝나면 기부금 책보를 끼고 시내로 줄달음 쳤다고 합니다.

 

그의 무기는 기도였습니다.

신자든 불신자든 기도를 하지 않고는 절대로 돈 얘기를 꺼내지 않았으며

동료들과 같이 가서 고개를 숙이고 오랫동안 기도를 하고 기부를 요청하면 불신자들도 감탄하여 돈을 내 놓았다고 합니다.

여자의 몸으로 전주 시내 8000호를 모두 심방하였고 결국 기도로 성공하였습니다.

 

그 바쁜 중에도 그는 전도에도 열성을 보였습니다.

매주 토요일 오후면 어김없이 노방 전도를 하였고 완고한 노인들이 모이는 곳을 찾아다니며 전도를 하였습니다.

 

독신으로 사는 것을 걱정하는 어머니께 쓴 편지의 한 구절입니다.

“..... (전략) 어머님께서 혼자서 얼마나 고생하시는지 이 딸은 잘 아나이다.

어머님도 딸의 뜻을 잘 아시거니와 저는 주님을 위하여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저의 앞길을 하나님께 맡기고 염려하지 말아주세요.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의 뜻을 기다리소서.

.....(중략)

잠깐 가는 세상에 하나님의 일 외에 더 귀한 것이 없습니다.

저를 원하시와 염려마시고 기도하시는 중에 깨달으실 줄 압니다. 저는 하나님께 바쳤습니다.........“

 

1933년 9월 1일 개학식이 끝나고 병원에 입원했고 9월 16일 그는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의 죽음은 전주시내에 금방 알려졌고 방 애인 양의 장례식 때 상여를 메고 공동묘지로 향하여 가는

소복 입은 수 십 명의 여자들의 눈물과 울음소리,

수 백 명의 학생들의 울음소리는 가히 전주 시내를 온통 슬픔의 장소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때 전주 서문밖 교회의 배 은희 목사님은 이런 글을 남기셨습니다.

“ 오오! 사랑하는 양이여,

쌓이고 쌓인 일거리를 두고 어떻게 차마 가셨는가,

그대의 발이 닳도록 돌아다니던 전주를 그렇게도 쉬이 떠나시었는가,

고아를 업어주던 그대의 등에 짐이 무거워 가셨는가,

정신병자를 쓸어안고 울던 그대의 가슴의 심장이 터져 가셨는가,

문둥병자를 어루만지며 울던 그대의 눈에 눈물이 다하여 가셨는가,

옷 벗어 걸인주고 추위를 못 견디어 가셨는가,

남의 짐을 들고 가다가 팔이 아파 잠깐 쉬려고 가셨는가,

쌓이고 또 샇인 일을 누구에게 맡기고 가셨는가,

오오! 사랑하는 양이여!

오오 ! 조선의 청년들이여, 그대들이 하는 일이 그 무엇인가?”

 

 

저는 오늘,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며 이 글을 씁니다.

이런 분들이 있었기에 이만큼 성장한 오늘이 있고,

우리는 그 속에서 무엇을 지켜야하고 무엇을 짊어져야 합니까?

 

한국 기독교의 역사는 그렇게 쉽고 만만한 역사가 아닙니다.

꼭 찾아야 할 것이 있고 반드시 지켜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사회의 지도자들, 특히 기독교의 지도자들을 원망하고 손가락질을 하기 전에 먼저 나를 반성해봅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조차도 모르고 지나온 자신이 부끄럽고

고개를 들지 못하는 현실에 그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주여 용서 하소서’ 를 간신히 중얼거리며 이글을 마칩니다.

용서 하소서. 용서 하소서

 

* 참고 문헌 ; 배 은희 목사 저 ‘조선성자 방애인 소전’

* 전주 서문 교회 백년사

* 좋은 자료를 주신 전주 서문교회 박 보석 집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전주 서문교회 박물관에 방애인 선생의 영정 사진과

 김인전 목사 장례식 전경 사진 (중국 상해 1923년)을

크게 확대 하여 기증 하였습니다.

 

(사진 설명)방애인 묘소

                   방애인 영정

                  방애인이 세운 전주 고아원

 

04.jpg 방애인2.jpg 07-2.jpg


주님의 신부

2011.03.19 11:09:14

*가슴을 뜨겁게 하는 좋은 자료 넘~ 감사합니다.

아직 밝혀 지지 않은 많은 숨은 자료들이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시간과 물질을 희생하면서 발로 뛰시는 집사님의 헌신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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